푸켓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일정 중 하나가 있었다.
바로 팡아만(Phang Nga Bay) 투어였다.
푸켓에는 아름다운 섬 투어가 많지만, 팡아만은 조금 특별하다.
수천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석회암 절벽과 바다 위에 솟아오른 기암괴석들.
그리고 영화 007 촬영지로 유명한 제임스 본드섬까지.
사진으로만 보아도 신기했던 풍경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호텔을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긴 하루
아침 일찍 투어 차량이 호텔 앞으로 도착했다.
푸켓 시내를 벗어나 팡아만 선착장까지 이동하는 데만 1시간 이상이 걸렸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이 모여 있었다.
유럽인 부부.
중국 단체 관광객.
가족 단위 여행객들까지.
모두가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보트에 올라타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된 것이다.

바다 위를 달리며 만난 풍경
배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양쪽으로 거대한 석회암 절벽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팡아만의 풍경은 일반적인 해변과는 전혀 다르다.
마치 거대한 바위산들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 속 비밀 기지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세계 여러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촬영지로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보트는 수상 레스토랑에 정박했다.
바다 위에 세워진 거대한 식당이었다.
처음 보는 풍경이라 신기했다.
테이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경험은 흔치 않다.
현지식 위주의 뷔페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태국식 볶음요리와 해산물 요리가 꽤 맛있었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 먹는 시원한 음료도 큰 도움이 되었다.
드디어 제임스 본드섬
점심 식사 후 다시 보트에 올랐다.
약 30분 정도 더 이동하자 멀리서 익숙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다 위에 뾰족하게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
바로 제임스 본드섬이었다.

영화보다 더 유명해진 섬
원래 이름은 카오 핑 칸(Khao Phing Kan)이다.
하지만 1974년 개봉한 007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 촬영 이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제임스 본드섬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실제로 보니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웅장했다.
관광객으로 가득한 명소
섬에 도착하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세계 각국의 언어가 들려왔다.
모두가 같은 장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 역시 여행 기념으로 몇 장의 사진을 남겼다.
하지만 한낮의 햇볕은 생각보다 강했다.
잠시만 걸어도 땀이 흐를 정도였다.
태국 남부의 뜨거운 태양
북부 태국과는 또 다른 더위였다.
푸켓과 팡아만 지역은 바닷바람이 불어도 햇볕이 매우 강하다.
모자와 선글라스.
그리고 선크림은 사실상 필수품이었다.
여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건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일정, 카약 투어
오후가 되자 조금씩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가 아직 남아 있었다.
바로 타루섬 인근 카약 투어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일반 카약과 달리 여행객은 직접 노를 젓지 않는다.
카약에 편하게 앉거나 누워 있으면 현지 기사가 노를 저어 준다.
처음에는 조금 미안했지만 덕분에 풍경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자연이 만든 비밀 공간
카약은 좁은 동굴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천장이 낮은 석회암 동굴을 지나고,
기암절벽 사이를 통과했다.
어떤 곳은 영화 속 비밀 기지 같았고,
어떤 곳은 오래전 탐험가가 된 기분이 들었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물소리만 들리는 순간도 있었다.
여행 마지막에 만난 여유
사실 바다 색깔은 광고 사진처럼 완벽하게 에메랄드빛은 아니었다.
하지만 풍경 자체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카약에 몸을 맡긴 채 아무 생각 없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이 좋았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돌아가는 길
카약 투어가 끝나자 차가운 얼음물과 탄산음료가 제공되었다.
더위에 지친 몸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모든 일정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호텔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만 2~3시간.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금세 잠이 들었다.
나 역시 창밖 풍경을 보다가 어느새 눈을 감고 있었다.
영화보다 더 기억에 남는 하루
저녁 7시쯤 호텔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시작된 긴 하루였다.
제임스 본드섬.
수상 레스토랑.
카약 투어.
그리고 팡아만의 거대한 석회암 절벽들.
체력적으로는 조금 힘들었지만 푸켓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하루였다.
영화 촬영지라는 이유로 유명해진 섬이지만, 정작 기억에 남는 것은 화려한 영화 이야기가 아니었다.
수천만 년 동안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자연의 모습이었다.
그 풍경은 사진보다 훨씬 웅장했고, 여행이 끝난 지금도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다음 편은 "푸켓에서 만난 태국 남부 음식과 해산물, 그리고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맛집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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