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수텝 사원에서 내려오는 썽태우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황금빛 불탑과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던 풍경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치앙마이 여행을 준비할 때만 해도 오래된 사원과 전통문화의 도시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을 할수록 치앙마이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모습을 가진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이수텝이 치앙마이의 역사와 신앙을 보여주는 장소라면, 오늘 방문할 곳은 치앙마이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태국 북부 최고의 명문대학
도이수텝에서 내려오는 길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치앙마이대학교였다.
1964년에 설립된 태국 북부 최고의 국립대학교로 알려진 곳이다.
치앙마이 시내 어디를 가도 대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 중심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대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넓게 펼쳐진 캠퍼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국의 대학들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규모였다.
오히려 자연환경은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앙깨우 호수에서 만난 여유
대학교 안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앙깨우 호수(Ang Kaew Reservoir)였다.
푸른 산을 배경으로 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었고, 그 주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 보였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와 다양한 언어가 들려왔다.
치앙마이가 국제적인 교육도시라는 이야기가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젊음이 가득한 캠퍼스
호숫가 벤치에 잠시 앉아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학생들.
조깅을 하는 사람들.
노트북을 들고 잔디밭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
그 모습들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누구에게나 꿈을 꾸고 미래를 계획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나도 한때는 저렇게 젊었는데 어느새 정년퇴임 후 여행을 다니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설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치앙마이의 젊은 중심지, 님만해민
대학교를 둘러본 뒤 님만해민 거리로 이동했다.
치앙마이 사람들은 흔히 "님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방콕의 아속이나 통로처럼 젊은 층이 가장 많이 모이는 지역이다.
카페와 레스토랑, 쇼핑몰, 갤러리들이 모여 있어 치앙마이의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처음 거리에 들어섰을 때 느낀 점은 "생각보다 훨씬 세련됐다"는 것이었다.
유럽 어느 작은 도시를 걷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원님만에서 만난 감성 공간
님만해민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원님만(One Nimman)이다.
붉은 벽돌 건물과 유럽풍 건축 양식이 인상적인 복합 문화 공간이다.
처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그림처럼 나오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걷는 재미
원님만 안에는 다양한 상점과 카페가 입점해 있었다.
태국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매장도 있었고, 디저트 카페와 레스토랑도 많았다.
마침 야외 광장에서는 작은 플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현지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과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굳이 쇼핑을 하지 않아도 걷는 것만으로 즐거운 공간이었다.

더위를 피해 들어간 마야 쇼핑몰
오후가 되자 태국의 뜨거운 햇살이 다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잠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맞은편 마야 쇼핑몰(MAYA Shopping Mall)로 들어갔다.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한다.
밖은 30도를 훌쩍 넘는 날씨였지만 쇼핑몰 안은 시원했다.
태국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쇼핑몰이 오아시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푸드코트의 즐거움
마야 쇼핑몰 4층에는 유명한 푸드코트가 있다.
태국 현지 음식부터 세계 각국의 요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가격이 합리적이라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나는 태국식 볶음밥과 국수, 그리고 시원한 음료를 주문했다.
한자리에서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이 정말 많았다.
확실히 이곳이 치앙마이 젊은 세대의 중심지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치앙마이의 또 다른 얼굴
지금까지 내가 만난 치앙마이는 주로 사원과 올드타운, 전통문화의 도시였다.
하지만 오늘 본 치앙마이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젊은 사람들로 가득한 대학가.
감각적인 카페와 문화 공간.
현대적인 쇼핑몰과 활기찬 거리.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도시였다.
그래서 치앙마이가 좋다
방콕은 너무 크고 복잡하다.
파타야는 활기차지만 관광도시의 색깔이 강하다.
하지만 치앙마이는 다르다.
역사와 문화, 자연과 현대적인 감성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여행자뿐 아니라 장기 체류자들에게도 사랑받는 것 같다.
실제로 길을 걷다 보면 몇 달 또는 몇 년씩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젊은 도시에서 느낀 새로운 에너지
대학교 호숫가에서 만난 학생들.
님만해민 거리의 활기찬 카페들.
원님만의 감성적인 공간들.
마야 쇼핑몰의 젊은 사람들.
오늘 하루는 치앙마이의 젊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정년퇴임 후 여행을 하다 보면 종종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치앙마이는 나에게 좋은 에너지를 선물해 주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치앙마이에서 만난 북부 태국 음식과 카오소이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