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여행 셋째 날, 도이수텝 사원으로 향하며 만난 산길과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

치앙마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다.
"치앙마이에 왔다면 도이수텝은 꼭 가봐야 한다."
현지인들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여행자들도 하나같이 추천하는 장소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유명한 사원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다녀온 후에는 왜 많은 사람들이 치앙마이의 상징처럼 이야기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치앙마이 사람들의 자부심, 도이수텝
도이수텝산은 치앙마이 서쪽에 위치한 해발 약 1,600m 높이의 산이다.
태국 북부를 대표하는 불교 성지이자 치앙마이를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치앙마이 시내 어디에서나 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사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서울의 남산타워처럼 치앙마이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곳이라고 한다.
여행 셋째 날 아침.
나는 도이수텝을 보기 위해 일찍 호텔을 나섰다.
치앙마이대학교 앞에서 썽태우를 타다
도이수텝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편한 방법은 썽태우를 이용하는 것이다.
치앙마이대학교 정문 앞에 도착하니 이미 여러 대의 썽태우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사들은 능숙하게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었다.
보통 6~8명 정도가 모이면 출발한다.
잠시 기다리니 금세 차량이 가득 찼다.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이 함께 탑승했다.
혼자 여행을 와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 좋았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
썽태우가 출발하자 도심 풍경이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산길이 시작되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차량은 천천히 산 위로 올라갔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생각보다 시원했다.
치앙마이 시내는 더웠지만 산으로 올라갈수록 공기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약 20분 정도 달리자 어느새 사원 입구에 도착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용의 계단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용 조각상이었다.
입구부터 사원까지 이어지는 계단 양쪽으로 화려한 용 장식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사진으로 보던 모습보다 훨씬 웅장했다.
계단 수는 약 300개 정도라고 한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중년 여행자에게는 조금 고민이 되는 숫자다.
잠시 케이블카를 탈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직접 걸어 올라가 보기로 했다.
천천히 한 계단씩 오르기 시작했다.
숨은 차지만 기분 좋은 도전
솔직히 말하면 쉽지는 않았다.
태국의 더운 날씨와 긴 계단은 생각보다 체력을 요구했다.
중간중간 잠시 쉬어 가며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표정도 모두 비슷했다.
힘들어하면서도 즐거워 보였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이상하게 성취감도 느껴졌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작은 도전도 꽤 의미 있게 다가온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원
마침내 사원 경내에 도착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는 순간 잠시 말을 잊었다.
정교하게 장식된 건축물들.
화려한 불상들.
그리고 중앙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체디(불탑).
햇빛을 받은 황금색 불탑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사진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왜 태국 사람들이 이곳을 신성하게 여기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님의 축복을 받다
사원을 둘러보던 중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는 곳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스님이 축복과 기도를 해주는 장소였다.
나도 조용히 줄을 서 보았다.
잠시 후 스님께서 기도를 해주시고 손목에 흰 실을 묶어 주셨다.
태국에서는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한다.
종교를 떠나 여행 중 이런 경험을 하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다
도이수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전망대였다.
전망대에 서자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펼쳐졌다.
멀리까지 이어진 도시 풍경.
작게 보이는 도로와 건물들.
그리고 그 너머로 이어지는 산맥들.
그동안 걸어 다녔던 치앙마이 시내가 마치 작은 모형처럼 보였다.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런 순간 때문에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여행을 하다 보면 기대보다 평범한 장소도 있고 기대 이상인 장소도 있다.
도이수텝은 분명 후자였다.
올라오는 길은 조금 힘들었지만 정상에 도착한 순간 모든 수고가 아깝지 않았다.
"아, 정말 잘 왔다."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나왔다.
치앙마이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이 주는 작은 깨달음
도이수텝에서 내려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젊었을 때는 여행지에서 얼마나 많은 곳을 보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 장소를 천천히 둘러보고 그곳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도이수텝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치앙마이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신앙을 이해할 수 있는 장소였다.
그리고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했다.
치앙마이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풍경
호텔로 돌아오는 썽태우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산길 아래로 치앙마이 시내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오늘 본 황금빛 불탑과 전망대 풍경은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치앙마이 여행 셋째 날.
도이수텝은 단순한 관광 코스가 아니라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하루를 선물해 준 장소였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도이수텝에서 내려와 치앙마이대학교와 님만해민 거리, 그리고 젊은 도시 치앙마이의 또 다른 매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