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티엔 해변을 따라 걸으며 만난 일몰과 태국 바다의 매력, 그리고 좀티엔 슈퍼타운 카바레쇼 관람 후기
파타야에 머무는 동안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바다였다.
방콕에서는 화려한 도시의 모습과 야시장을 구경했다면, 파타야에서는 조금 더 여유롭게 바다를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 날 오후, 좀티엔 해변으로 향했다.
파타야 비치보다 조금 더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넓고 한적했던 좀티엔 해변
처음 도착한 좀티엔 해변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것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해변 도로와 야자수, 그리고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눈앞에 나타났다.
파타야 비치가 관광객들로 붐비는 느낌이라면, 좀티엔은 조금 더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한국의 겨울이 잠시 잊혀졌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녔는데 지금은 반팔 차림으로 바닷가를 걷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해 질 무렵의 바다가 가장 아름답다
오후가 지나면서 해는 조금씩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주황빛 햇살이 바다 위에 길게 비치기 시작하자 해변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벤치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래사장을 따라 산책하는 연인들.
해변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는 가족들.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나 역시 해변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보았다.
사실 바다는 어느 나라에서 보아도 바다지만 여행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파도 소리만 듣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정년퇴임 후 여행을 시작하면서 가장 좋아하게 된 순간도 바로 이런 시간이다.
바쁘게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
젊었을 때는 몰랐던 여유를 이제야 조금씩 배우고 있는 것 같다.
해가 지고 시작되는 또 다른 파타야
노을이 완전히 사라지고 어둠이 내려오자 해변의 풍경도 바뀌기 시작했다.
낮에는 조용했던 거리 곳곳에 불빛이 켜지고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파타야의 밤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나는 좀티엔 슈퍼타운으로 향했다.
파타야를 자주 찾는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좀티엔 슈퍼타운의 밤거리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활기찬 분위기였다.
골목 양쪽으로 다양한 업소들이 늘어서 있었다.
클럽과 바, 마사지숍, 레스토랑, 카페 등이 한곳에 모여 있어 하나의 작은 거리 축제처럼 보였다.
거리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오가고 있었고 곳곳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방콕의 카오산로드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좀 더 여유롭고 개방적인 느낌이 강했다.
카바레쇼를 보기로 하다
좀티엔 슈퍼타운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 중 하나는 카바레쇼 공연이다.
오후 10시가 넘자 여러 공연장에서 본격적인 쇼가 시작된다는 안내가 보였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공연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몇몇 공연장을 둘러본 끝에 오후 10시 30분 공연을 보기로 했다.
입장료를 내면 음료 한 잔이 제공되고 약 1시간 동안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처음 본 드랙 퍼포먼스 공연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여행 중 색다른 경험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자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무대 조명과 음악, 의상, 안무 모두 예상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
출연자들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음악에 맞춰 공연을 펼쳤고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무대 매너와 표현력이었다.
관객들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공연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구경거리가 아니라 하나의 완성도 높은 쇼를 보는 느낌이었다.
여행은 새로운 문화를 만나는 과정
공연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이 있다.
여행의 즐거움은 단순히 관광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데 있다는 점이다.
내가 익숙한 문화도 있고 처음 접하는 문화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 역시 그런 의미에서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한 시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연에 몰입했다.
파타야의 밤이 남긴 기억
공연이 끝나고 거리로 나오니 어느새 밤공기가 조금 선선해져 있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거리를 걷고 있었고 음악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해변에서 노을을 바라보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낮에는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휴양지.
밤에는 활기찬 거리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파타야가 왜 많은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날 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오늘도 참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내가 여행을 계속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파타야에서 만난 현지 음식과 야시장, 그리고 중년 여행자가 느낀 태국의 먹거리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역시 음식이기 때문이다.